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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련꽃 아래서

작성자
김원웅
작성일
2021-03-20 11:24:08
조회
84
목련꽃 아래서
 
지난가을
잎 사위며
봄 가져오겠다
했던 약속
 
철석같이 지키려
잎도 내밀기 전
오직 맨몸뚱이로
봄 밝힌 하얀 횃불
 
채 일주일도
버티지 못할 만큼
봄 기다리는 길손 위해
혼신의 힘 다해
부른 노래로 인해
 
고운 네 몸뚱이
아스팔트 위에
뚝뚝 떨어져
제물로 눕는다.
 
흙빛 제물로 누워
발에 밟히면서도
노래하는

 
여전히 곱다.
빛깔이

 
** 아파트 모퉁이 목련 한 그루가 지키고 있습니다.
목련은 우리아파트 봄 전령입니다.
목련을 볼 때마다 든 생각은 ‘참 앗쌀하다’는 생각입니다.
 
잎 하나도 없이 나뭇가지마다
오직 하얀 꽃봉오리만 피워냅니다.
생긴 모양도 횃불처럼 생겨 봄 밝히는 하얀 횃불 같습니다.
그 빛깔은 또 얼마나 곱습니까?
 
꽃잎이 오래가지 않아 물었습니다.
“왜 너는 그렇게 빨리 지느냐”고...
“혼신의 힘 다해 봄 노래 부르다 보니 빨리 떨어진다”고...
장렬하게 뚝뚝 떨어져 아스팔트 위 누운 꽃잎들은
겨울 보내고 봄 가져오는 순교 제물입니다.
 
목련 아래서 기도했습니다.
“주님, 이 사순절 아직도 보내지 못한
코로나 겨울 보내고 봄 가져올
노래 부르는 목련으로 피어나게 하소서.
아스팔트에 기꺼이 제물로 눕겠나이다.
생명 약동할 봄 가져올 수 있다면...”
 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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